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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장인어른께서 가슴을 부여잡고 쓰러지셨다는 연락을 받고 응급실로 달려갔던 그날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평소 건강만큼은 자신하시던 분이었는데, 막상 심근경색이라는 진단을 받고 중환자실로 옮겨지는 모습을 보며 제 온몸이 얼어붙었습니다. 돌이켜보니 며칠 전부터 "체한 것 같다"며 명치를 만지시고, 목과 어깨가 뻐근하다며 파스를 찾으셨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는 단순한 소화불량이나 근육통인 줄 알았는데, 그게 바로 심장이 보내는 마지막 경고였다는 사실을 나중에야 알게 됐습니다.
심근경색이 오기 전 몸이 보내는 신호
심근경색은 관상동맥이 혈전이나 죽상경화반으로 막혀 심장 근육에 산소 공급이 중단되는 상태를 말합니다. 여기서 관상동맥이란 심장 표면을 왕관처럼 둘러싸며 심장 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을 의미합니다. 이 혈관이 막히면 심장 조직이 괴사하기 시작하고, 빠르면 20분 안에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이 시작됩니다.
장인어른의 경우도 그랬습니다. 쓰러지기 3~4일 전부터 명치 끝이 답답하다고 하셨고, 식사 후에 특히 불편함을 호소하셨습니다. 저희는 그저 소화가 안 되시나보다 하고 소화제를 드렸는데, 사실 그건 협심증의 전형적인 증상이었습니다. 협심증은 관상동맥이 좁아져 심장 근육으로 가는 혈류가 일시적으로 부족해지는 상태로, 심근경색의 직전 단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대한심장학회 자료에 따르면 심근경색 환자의 약 60%가 발병 전 1주일 이내에 가슴 불편감이나 통증을 경험했다고 합니다. 문제는 이런 증상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넘어간다는 점입니다. 가슴 중앙이 조이거나 짓눌리는 듯한 느낌, 왼쪽 팔이나 턱으로 퍼지는 통증, 식은땀과 함께 오는 메스꺼움 같은 증상들이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하면 반드시 의심해봐야 합니다.
제 경험상 중년 남성들은 이런 증상을 참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정도쯤이야" 하며 괜찮은 척하다가 골든타임을 놓치는 겁니다. 장인어른도 증상이 있었지만 "나이 들면 다 그렇지"라며 병원 가는 걸 미루셨고, 결국 집에서 쓰러지셨습니다.
왜 가슴 통증이 심장 문제로 이어지는가
심장은 1분에 약 5리터의 피를 온몸으로 보내는 펌프입니다. 이 펌프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심장 근육 자체에도 충분한 산소와 영양분이 공급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관상동맥에 콜레스테롤과 염증 물질이 쌓이면 혈관 내벽이 두꺼워지고 탄력을 잃게 됩니다. 이를 죽상동맥경화증이라고 하는데, 쉽게 말해 혈관이 녹슬어서 좁아지는 상태입니다.
혈관이 70% 이상 좁아지면 평소에는 괜찮아도 계단을 오르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 때처럼 심장이 더 많은 산소를 필요로 하는 순간에 가슴 통증이 나타납니다. 이게 바로 협심증입니다. 장인어른도 쓰러지기 며칠 전 주차장에서 차까지 걸어가실 때 가슴이 답답하다고 하셨는데, 당시엔 그냥 숨이 찬 거라고만 생각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렇게 좁아진 혈관 안쪽에 형성된 죽상경화반이 갑자기 터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반이 터지면 그 자리에 혈전이 생기면서 혈관을 완전히 막아버리고, 그 순간 심근경색이 발생합니다. 2023년 질병관리청 통계에 따르면 국내 심근경색 환자는 연간 약 10만 명이며, 이 중 30%가 병원 도착 전에 사망합니다.
솔직히 이 수치를 봤을 때 등골이 오싹했습니다. 장인어른이 집에서 쓰러지셨을 때 만약 옆에 아무도 없었다면, 또는 119를 조금만 늦게 불렀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지금도 듭니다.

골든타임을 지키는 응급대처법
심근경색의 골든타임은 증상 시작 후 2시간 이내입니다. 이 시간 안에 막힌 혈관을 뚫어야 심장 근육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혈관재개통술은 크게 두 가지인데, 풍선으로 혈관을 넓히고 스텐트를 삽입하는 관상동맥중재술과 혈전용해제를 투여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여기서 스텐트란 금속 그물망으로 만든 관으로, 좁아진 혈관을 안쪽에서 지지해주는 의료기구입니다.
장인어른의 경우 집에서 쓰러지신 후 119가 도착하기까지 약 10분, 병원 도착 후 혈관 시술까지 40분이 걸렸습니다. 총 50분 정도 되는 시간이었지만 다행히 골든타임 안에 처치를 받아 심장 기능의 70% 이상을 회복하셨습니다. 만약 조금만 늦었다면 어땠을지 생각만 해도 아찔합니다.
만약 주변에서 누군가 가슴을 부여잡고 쓰러진다면 즉시 119에 신고하고, 의식이 없으면 심폐소생술을 시작해야 합니다. 119에 전화하면 상담원이 심폐소생술 방법을 안내해주니 당황하지 말고 지시를 따라야 합니다. 아스피린을 씹어 먹이면 혈전 형성을 늦출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이는 의식이 있고 약물 알레르기가 없을 때만 해당되므로 함부로 판단하면 안 됩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장인어른 일 전까지 심폐소생술을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 일 이후 보건소에서 진행하는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았고, 지금은 자동심장충격기(AED) 사용법까지 익혔습니다. AED는 Automated External Defibrillator의 약자로, 심장이 불규칙하게 떨릴 때 전기 충격을 가해 정상 리듬을 되찾게 하는 장비입니다. 이 장비는 지하철역이나 대형 건물에 비치되어 있으니 평소 위치를 확인해두는 게 좋습니다.
심근경색을 막기 위한 실질적 예방법
심근경색 예방은 거창한 게 아니라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작은 습관들의 누적입니다. 저희 장인어른께서 그 일을 겪으신 뒤 직접 실천하시고 있는 방법들을 중심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금연입니다. 담배는 혈관 내피세포를 직접 손상시키고 혈액을 끈적하게 만들어 혈전 형성 위험을 3배 이상 높입니다. 장인어른께서는 30년 넘게 하루 한 갑씩 피우던 담배를 그 사건 이후 단번에 끊었습니다. 처음에는 정말 힘들어 하셨지만, 지금은 계단 오를 때나 걸어다닐때 숨이 덜 차는 게 오히려 이전보다 더 좋아졌다고 느껴지신다 하셨습니다.
둘째, LDL 콜레스테롤 관리입니다. LDL은 Low-Density Lipoprotein의 약자로, 혈관 벽에 쌓여 죽상경화를 일으키는 나쁜 콜레스테롤을 의미합니다. 장인어른께서는 LDL 수치를 130mg/dL 이하로 유지하시기 위해 기름진 고기 대신 생선을 자주 먹고, 견과류를 간식으로 챙겨드시어 지속적으로 수치가 점점 내려가고 있습니다.
셋째,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입니다. 일주일에 최소 5일, 하루 30분 이상 걷거나 자전거를 타십니다. 이 외에도 평소 즐기시는 유산소 운동을 하시는 것이 좋은 방법입니다.
주요 예방 수칙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금연 및 간접흡연 차단
- LDL 콜레스테롤 130mg/dL 이하 유지
- 주 5회 이상, 1회 30분 이상 유산소 운동
- 혈압 120/80mmHg 이하로 관리
- 당뇨가 있다면 당화혈색소(HbA1c) 6.5% 이하 유지
- 스트레스 관리 및 충분한 수면
넷째, 정기검진입니다. 50대 이상이라면 1년에 한 번은 심전도 검사와 운동부하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운동부하검사는 러닝머신 위에서 걷거나 뛰면서 심장의 반응을 확인하는 검사로, 협심증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50대에 접어들면서 제 심장도 예전 같지 않다는 걸 조금씩 느낍니다. 계단 몇 층만 올라도 숨이 차고, 가끔 가슴 한쪽이 묵직한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장인어른의 그날이 떠올라 가슴이 철렁합니다. 심근경색은 갑자기 찾아오는 것 같지만, 사실 우리 몸은 이미 여러 번 신호를 보냅니다. 문제는 그 신호를 우리가 무시한다는 점입니다. "설마 내가?"라는 방심이 가장 위험합니다. 이제는 조금이라도 이상하면 지체 없이 병원을 찾고, 내 심장이 보내는 소리에 귀 기울이는 게 나와 가족을 지키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